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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칼럼

제목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작성자
박종태
작성일
2011.07.09 13:27
조회수  4,242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 말은 필자가 처음으로 재직한 콜센터 아웃소싱업체의 모토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위와 같은 모토만큼 필자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말도 없다. 고객만족의 시작은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는 서비스 역량이 있어야 한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은 유형이든 무형이든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감동을 준다는 것은 결국 고객에게 아주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고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품’중심이 아닌 ‘고객’중심으로 기업의 모든 시스템이나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테면 마케팅이나 전략은 물론 정보관리, 프로세스, 조직이나 IT시스템, 성과관리, 브랜드 관리 등이 모두 고객중심(Customer-centric)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렇게 기업의 모든 자원이나 체계가 고객중심으로 바뀌게 되면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도 고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쟁력이 향상됨은 물론 고객과의 신뢰회복이 가능해져 말 그대로 양적, 질적 성장이 가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고객중심의 전환이 이루어지면 우리 회사의 항공기는 모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발권 카운터나 다른 하드웨어도 베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우스웨스트항공 직원과 그들의 태도만은 복제할 수 없습니다.’ 라는 말이 그대로 현실화될 수 있다. 모든 서비스의 중심에는 반드시 ‘사람’이 있다. 조직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가장 큰 자원인데 위에서 말한 모든 체계와 시스템이 고객중심으로 바뀌어도 이를 수행하는 주체인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거나 이들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진정 고객만족이 실현되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서비스 관련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서비스 역량을 향상시켜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Service skill, 현장 실무교육(On the job training), CS mind교육, 고객불만 대처 및 Best practice 발표회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교육은 바로 서비스의 주체인 직원의 역량을 향상시켜 고객만족을 강화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측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는 그다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왜 기업이 바라는 서비스 수준까지 직원들이 따라와 주지 못하는 걸까? 간단한 답은 직원을 잘못 채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채용은 가능성 있는 원석을 찾아내는 것이지 세팅된 다이아몬드를 찾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120% 공감을 한다. 채용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가능성 있는 원석을 찾아내는 행위인데 제대로 된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는 것은 위에서 말한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고객 서비스의 기본 원칙과 거리를 두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표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 표현은 상당히 중의적이다. 필자가 콜센터에 근무하였기 때문에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말은 ‘고객과의 전화응대만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 또는 고객에게 좋은 경험, 유쾌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광의로 보면 콜센터만이 아닌 모든 접점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만족함은 물론 감동까지 줄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즉,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객의 감동을 위해 묵묵히 서비스를 실천해나가고 있으며 디테일(Detail)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나가고 있습니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필자가 채용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서두에서 언급한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다’라는 표현을 끄집어냈는지 궁금할 텐데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다’라는 표현에는 고객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태도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태도란 바로 ‘신독(愼獨)’이다. 신독은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어도 흐트러짐 없이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을 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말은 사서 중 하나인 대학(大學)과 증용(中庸)에서 나온 말이다. 오늘날 기업의 직원들이 가져야 할 윤리덕목 중에 하나는 바로 신독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모니터링한다고 해서 또는 인사고과와 관련이 있어서 정성을 다하는 서비스는 분명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수동적인 상황에서 제공되는 부실한 서비스는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고객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을 언제든지 가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복사로 임원이 된 여직원’이란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용은 이렇다. 자신을 임원에 오르게 한 것은 바로 정성스런 복사 실력이었다는 것인데 대형 복사기가 귀한 시기에 복사를 할 때 남들과 달리 혹시라도 복사하면 나오는 검은 점이나 잡티를 없애기 위해서 종이를 대는 판과 덮는 뚜껑을 모두 약품과 걸레로 깨끗이 닦고 종이를 정확히 제자리에 배치한 후 복사를 했고 스테이플러도 아무렇게나 찍는 것이 아닌 정확히 일정한 위치에 찍었다고 한다. 이러한 그녀의 태도로 인해 복사 서류만 보고도 그녀가 한 것인 줄로 아는 직원이 많았다고 한다. 하루는 사장님께 낼 결재서류를 복사하라는 지시를 퇴근 무렵에 받아 복사를 하던 중 양이 많아서인지 복사기가 고장이 났다고 한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복사기 업체 직원의 연락처를 알아내 심야수리를 부탁하고 결국 새벽 3시가 되어서야 복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장님은 “복사 작업 하나에도 이렇게 열과 성의를 다하는 직원이라면 무슨 일을 맡겨도 잘할 것”이라는 칭찬과 함께 근무하고 싶은 부서로 배치를 해주었고 결국 임원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해당 회사 사장은 성실함과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필자는 복사로 임원이 된 여직원에게서 신독을 보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신독의 미덕을 가진 직원들을 많이 채용한 기업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재는 좋은 대학을 나와 훌륭한 Career를 가진 아니라 신독을 실천하는 성실하고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아도 감동시킬 수 있으려면 김정문 알로에 사장으로 계신 최연매씨의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깨어있는 조직이란, 조직 구성원 각자가 누가 보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그리고 동료들에게 도리를 지키는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고객이 보고 있지 않더라도 고객의 눈을 속이지 않는 조직, 그것이 바로 깨어 있는 참된 조직입니다. 이런 조직이야말로 신독(愼獨)’을 실천하는 진실한 조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름  
비 밀 번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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